김정은과 맞담배 피운 리병철 실각설

북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군 총참모장 등의 실각설이 제기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확대회의에서 코로나19(COVID-19) 방역과 관련해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을 질타한 뒤 군부 실세들이 문책성 인사 대상에 올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한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인사 조치가 잇따랐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을 소환·보선하고 당중앙위원회 비서를 소환 ·선거했다.

조선중앙TV 화면상으로 거수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리병철과 박정천, 자리가 비어있던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 부장 등이 인사 조치를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리병철은 북한 권력 최상위에 있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일원이다. 실각했다면 북한 권력 구도도 변화를 맞았다는 의미가 된다. 상무위원회는 리병철과 함께 김 총비서, 조용원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병철은 김 총비서를 제외하면 군부 서열 1위인 인사다. 2016년 8월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했을 당시 김 총비서 옆에서 맞담배를 피운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른바 ‘김정은과 맞담배를 피운 최초의 인물’로 거론되며 김 총비서로부터 강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다만 구체적 인사조치 대상과 명단을 북한 당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 신문에는 당 간부들과 관련한 부정적 표현으로 ‘무지’ ‘무능’ ‘무책임성’ ‘사상적결점’ ‘온갖 부정적 요소’ ‘직무태만행위’ ‘소극성’ ‘주관과 독단’ ‘패배주의’ 등 다양한 표현들이 등장했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무슨 실책을 저질렀는지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선 비축 군량비를 배급하는 문제와 관련돼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리병철과 박정천의 경질은 당전원회의 결정사항인 비축 군량미를 즉각 풀지 않았다는 책임으로 보인다”며 “최상건은 코로나 또는 계절전염병 예방에 대한 관계기관과의 소통부족으로 경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병철, 박정천, 최상건 등 일부 인물의 인사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면서도 “실제 인사 변동 여부, 배경 등은 공식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